조국을 구한 잔 다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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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를 7세 대관식의 잔 다르크,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1854년, 루브르 박물관 |


백 년 전쟁이 시작되었어요. 프랑스군은 연거푸 패하며, 15세기 초에는 국토의 절반을 영국에 빼앗겼어요. 이 무렵 동레미 마을에 살던 잔 다르크라는 처녀가 나라를 구하겠다고 나섰지요. 잔 다르크는 영국군에 포위된 오를레앙으로 떠났어요. 백마에 올라탄 잔 다르크를 보고 용기를 얻은 프랑스군은 영국군을 크게 무찔렀답니다.


“열세 살에 이 소녀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었다. 하느님이 소녀를 도울 것이며 이끌어 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처음에 소녀는 몹시 두려웠다. 하느님의 목소리는 소녀의 영혼이 구원될 것이며, 바르게 생활하고 교회에 자주 가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를레앙의 포위를 풀라고 일렀다.”

이것은 잔 다르크가 마녀라는 누명을 쓰고 재판을 받을 때 기록해 둔 내용이에요. 시골 처녀 잔 다르크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어떻게 잔 다르크는 오를레앙을 해방시키고, 그림처럼 샤를 7세의 대관식에 당당하게 참석할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잔 다르크는 어떤 일로 재판을 받았을까요? 참, 대관식은 임금이 처음으로 왕관을 써서 임금 자리에 올랐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행사를 말해요.


백 년 전쟁

한때 프랑스와 영국이 심하게 다툰 적이 있었어요. 무려 100년이 넘도록 말이에요(1337년~1453년). 물론 평화로운 때도 있었지만 그사이 많은 싸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 길고 긴 다툼을 백 년 전쟁이라고 불러요.

백 년 전쟁의 원인은 세 가지로 살펴볼 수 있어요. 하나는 누가 프랑스의 임금이 되느냐 하는 것이었어요. 프랑스의 샤를 4세가 아들을 낳지 못하고 죽었지요. 귀족들은 샤를 4세의 사촌 형제에게 임금 자리를 맡겼어요. 필리프 6세예요. 그러자 영국의 에드워드 3세가 발끈했어요. 자신의 어머니가 샤를 4세의 딸이므로, 자기가 필리프 6세보다 임금이 될 자격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지요.

또 하나는 누가 땅을 차지하느냐 하는 것이었어요. 전부터 영국은 프랑스에 많은 땅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러니 프랑스 임금들은 이제나저제나 그 땅을 되찾겠다고 별러 왔지요.

나머지 하나는 돈 문제였어요. 영국에서 생산되는 양털이 가장 많이 팔리는 플랑드르 지방에 프랑스 임금이 발을 들여놓았거든요. 문제는 양털을 수출할 때 거두어들이는 세금이 영국에 짭짤한 이익을 준다는 것이었지요.

백 년 전쟁이 진행되면서 프랑스는 완전히 항복해야 할 지경이 되었어요. 왕족인 오를레앙가와 부르고뉴가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 나라 꼴이 엉망진창이었어요. 영국의 헨리 5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시 프랑스로 쳐들어왔어요. 이번 싸움에서 영국은 크게 승리하고 트루아 조약을 맺었지요.

그 뒤 1422년에 프랑스의 샤를 6세와 영국의 헨리 5세가 잇따라 죽었어요. 그러자 트루아 조약에 따라 아직 갓난아기인 영국의 헨리 6세가 영국과 프랑스의 왕위를 모두 차지하게 되었어요. 프랑스 사람들이 가만있을 수 없었겠지요? 오를레앙가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트루아 조약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했어요. 이로써 싸움이 다시 시작되었고, 영국은 부르고뉴가와 손을 잡고 오를레앙을 포위했어요.


잔 다르크, 오를레앙을 해방하다

이 위기의 순간에 잔 다르크가 등장했어요. 잔 다르크는 영국군을 프랑스에서 몰아내고, 샤를 황태자를 랭스로 데려가 대관식을 올리라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했어요. 랭스에서 대관식을 올리는 것은 프랑스의 오랜 전통이었고요.

모든 사람이 잔 다르크를 비웃었어요. 황태자도 마찬가지였어요. 하지만 잔 다르크는 포기하지 않았답니다. 끝내 황태자를 설득하여 4,000명의 병사를 이끌고 오를레앙으로 진격했지요. 포위망을 뚫고 오를레앙에 입성한 잔 다르크는 사기가 잔뜩 오른 시민들과 힘을 합쳐 영국군을 크게 무찔렀어요. 샤를 황태자는 잔 다르크의 말에 따라 랭스로 가 대관식을 올렸고요. 오를레앙의 승리는 중대한 전환점이었어요. 프랑스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던 거예요.

잔 다르크는 다시 쳐들어온 영국군에 맞서 싸우려 콩피에뉴로 달려갔어요. 그러나 불행히도 부르고뉴가의 병사들에게 붙잡혔어요. 이런, 부르고뉴가 귀족들은 잔 다르크를 영국군에 팔아넘겼고, 마녀라는 죄로 재판을 받은 잔 다르크는 열아홉 살 나이에 화형대의 이슬로 사라졌어요.

백 년 전쟁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마을과 마을의 지도자를 넘어선 무언가에 충성심을 느끼게 해 주었어요. 사람들은 스스로 더욱 큰 무엇인가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그것은 바로 국가와 국왕이었어요. 또한 영국에서는 14세기 이래 의회가 큰 힘을 지니게 되었어요. 전쟁을 치르는 100여 년 동안 막대한 전쟁 자금을 얻어 내기 위해서 국왕들이 의회에 매달리곤 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