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에니 전쟁의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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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프스를 넘는 한니발,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 1810년~1812년, 테이트 미술관 |
출처: Wikimedia Commons


기원전 270년 무렵에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한 로마의 다음 목표는 지중해였어요. 지중해로 뻗어 나가야 돈을 벌어들이고 국력을 키울 수 있었으니까요. 이 과정에서 로마와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가 크나큰 전쟁을 치르게 되었어요. 포에니 전쟁이지요.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은 코끼리와 군대를 이끌고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 땅으로 쳐들어와 로마 사람들을 벌벌 떨게 만들었답니다.


지중해를 둘러싼 싸움

폭풍우와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어요. 병사들이 거친 산등성이를 오르는데, 그림 중앙에서 약간 왼쪽 햇빛이 환히 비치는 고갯마루에 무엇엔가 올라탄 이가 보여요.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해요. 이 사람이 카르타고의 영웅이며 로마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 한니발이에요. 코끼리 등에 올라탄 한니발이 멀리 이탈리아의 평원을 내려다보아요. 한니발은 어느 누구도 도전하지 못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로 진군하는 중이에요. 물론 로마를 쳐부수기 위해서지요. 자, 무슨 이유로 한니발과 카르타고의 군사들이 로마와 싸움을 벌이려 하는지 알아볼까요?

그때 로마는 한창 발전하고 있었어요. 임금을 내쫓아 왕정을 무너뜨리고 공화정을 세운 로마 사람들은 점차 세력을 이탈리아 반도 전체로 뻗어 나갔지요. 한때 로마를 다스리던 에트루리아도 무릎을 꿇고, 이탈리아 반도 남쪽에 자리 잡고 있던 그리스 식민 도시들도 로마에 대항할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마침내 로마는 기원전 270년 무렵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했어요. 당연히 로마의 힘은 한층 더 강해졌지요.

다음은 눈을 더 넓혀 지중해를 겨냥하는 일이 남았어요. 나라를 더욱 키우려면 마땅히 지중해로 진출해야 했지요. 지중해를 안마당으로 삼아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와 외교 활동을 벌이고 무역을 통해 돈을 벌어들여야 강대국이 될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지중해에는 로마의 힘을 뛰어넘는 두 세력이 있었어요. 하나는 그리스였고, 다른 하나는 페니키아 사람들이 아프리카 북쪽에 세운 카르타고 왕국이었어요. 그리스는 알렉산더 대왕이 죽은 뒤에 차츰 이빨 빠진 호랑이 꼴이 되어 가고 있었지만, 카르타고는 만만하게 덤빌 상대가 아니었어요. 카르타고는 지중해를 바삐 누비며 장사를 해서 국력을 키웠고, 그런 만큼 막강한 해군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드디어 로마와 카르타고의 대결이 펼쳐졌어요. 싸움은 우선 이탈리아 반도 남쪽에 있는 시칠리아섬에서 시작되었어요. 시칠리아는 로마와 카르타고의 중간에 자리 잡은 까닭에 지중해 무역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지요. 그래서 로마와 카르타고는 서로 이 섬에 발을 들여놓으려고 기회를 노렸어요.

시칠리아에서는 오랜 세월 그리스의 식민 도시들이 번영했어요. 그 가운데 시라쿠사이가 가장 강력한 도시 국가였고요. 그런데 메사나에서 말썽이 일어났어요. 시라쿠사이를 위해 전쟁을 대신 치르던 이탈리아 반도 출신 마메르티니 병사들이 메사나라는 작은 도시를 점령한 뒤 시라쿠사이로 쳐들어왔던 거예요. 시라쿠사이가 반격에 나섰어요. 궁지에 몰린 마메르티니 병사들이 로마와 카르타고에 구원병을 요청했어요. 두 나라는 ‘옳지, 잘됐구나!’ 하며 앞다투어 군대를 보냈고요. 이로써 전쟁이 시작되었고, 한참을 끌던 전쟁은 23년 만에 로마의 승리로 끝났답니다. 제1차 포에니 전쟁이지요. 로마에 막대한 전쟁 배상금을 물어야 했기에 카르타고 사람들의 분노와 원한은 하늘을 찔렀어요.

한편 전쟁에서 이름을 날린 카르타고의 장군 가운데 하밀카르 바르카가 있었어요. 장군의 아들인 한니발도 자라서 장군이 되었고요. 어렸을 때부터 로마에 복수하기로 굳게 다짐한 한니발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카르타고의 총사령관이 되었지요.


알프스를 넘어 로마로

이번에는 스페인에서 문제가 생겼어요. 카르타고가 스페인으로 힘을 뻗어 나가기 시작했고, 로마 또한 스페인에 눈독을 들였던 거예요. 간신히 유지되던 평화는 로마와 동맹을 맺고 있던 사군툼에서 전쟁의 불길이 솟아오르며 깨져 버렸어요. 한니발이 이끄는 카르타고군이 사군툼을 파괴했어요. 이때가 기원전 219년이었고, 그 이듬해 로마가 전쟁을 선포하면서 제2차 포에니 전쟁이 시작되지요. 그리고 한니발은 군대를 이끌고 이탈리아로 쳐들어갔어요. 살을 에는 무서운 추위와 눈보라를 헤치고 한니발의 군대가 험난한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군의 뒤를 공격했던 거예요.

한니발은 여러 차례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승승장구했어요. 칸나에 전투에서도 아주 값진 승리를 거두었는데, 7만 명 가까운 로마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답니다. 한니발마저 산더미처럼 쌓인 시체에 놀랄 정도로 로마의 처참한 패배였지요. 이쯤 되자 로마는 잔뜩 움츠러들었어요.

그때 로마를 구한 영웅이 등장했어요. 스페인에 있던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였지요. 스키피오는 스페인의 카르타고군을 무찌르고 시칠리아를 건너 카르타고의 심장부로 공격해 들어갔지요.

한니발은 어쩔 수 없이 로마를 코앞에 두고 본국으로 철수해야 했어요. 마침내 카르타고의 자마에서 최후의 일전이 벌어졌어요. 이 싸움에서 한니발의 대군은 스키피오의 작전에 휘말려 전멸하고 말았어요. 이로써 제2차 포에니 전쟁이 막을 내렸어요. 그 뒤 로마는 제3차 포에니 전쟁을 일으켜 카르타고를 아예 지도 위에서 없애 버렸답니다. 철저히 파괴했다는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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