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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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크라테스의 죽음, 자크 루이 다비드, 1787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
출처: Wikimedia Commons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한 그리스 아테네는 민주주의를 완성하여 경제와 문화가 번영하였어요. 민회가 최고 결정 기관이 되고, 누구나 추천을 받아 관리가 되었지요. 그러나 그들의 민주주의는 여성이나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노예에게는 정치에 참여할 권리를 주지 않는 불완전한 민주주의였답니다.


갈팡질팡하는 민주주의

페르시아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왔어요. 그러자 원래부터 그리스 최고의 강대국이던 스파르타와 페르시아 전쟁 때 만든 델로스 동맹으로 국력을 키운 아테네가 갈등을 일으키기 시작했어요.

그리하여 아테네를 지지하는 도시 국가들과 스파르타를 지지하는 도시 국가들이 각각 뭉쳐 싸움을 했어요. 바로 펠로폰네소스 전쟁이지요. 이 전쟁은 27년 동안이나 계속되었는데, 결국 마지막 승자는 스파르타였어요.

스파르타는 한창 번성하던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없애고 30인 참주정이라는 정부를 세웠어요. 많은 시민의 뜻과 다르더라도 30명 독재자가 나라의 모든 일을 결정하게 했다는 뜻이지요. 크리티아스가 이끄는 30인 참주정은 그들에게 반대하는 많은 정치인들의 목숨을 빼앗았어요. 그 뒤 기원전 402년부터 트라시불루스의 지도 아래 민주주의가 다시 회복되었어요.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이런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왔어요. 소크라테스는 시장에서, 광장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어요. 끊임없이 묻고 대답했지요. 흔들리지 않는 확실한 지식을 찾으려는 노력이었어요. 그리고 자신이 무지하다고 고백하며 또한 사람들의 무지를 깨우쳐 주려고 애썼어요. 확실한 지식은 중요해요. 우리는 그것을 바탕으로 세상을 올바로 바라보고, 삶을 당당하게 살 수 있답니다.

참, 한 가지 물어볼게요. ‘성공이란 무엇일까요?’

‘좋은 대학 가는 거요!’, ‘돈 많이 버는 거요!’,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거요!’, ‘인기 가수 되는 거요!’ 저마다 생각이 다를 거예요. 그러니 이것 말고도 더 많은 대답이 있을 거고요.

그럼 이런 대답에 모두 담겨 있는 성공의 공통분모, 다시 말해 진정한 ‘성공’은 무엇일까요? 또 그것을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소크라테스는 대화를 통해 이에 대한 대답을 찾아 나가길 원했어요. 그런 과정을 통해 확실한 지식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그런데 소크라테스는 정부가 언제나 백성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민주주의 제도의 부족한 점을 지적했지요. 민주주의는 이성에 따른 논의보다 감정에 치우친 결론을 가져오기 쉽다는 이유 때문이었어요. 소크라테스를 따르는 제자들 중에서도 민주주의를 비판하는 이들이 있었어요. 그중에서 대표라고 할 인물이 30인 참주정을 이끈 크리티아스였지요.

결국 정치 지도자들은 소크라테스를 위험인물이라고 판단했어요. 그들은 소크라테스에게 아테네의 신을 모독하고 젊은이들을 못된 길로 이끈다는 죄를 뒤집어씌워 법정에 세웠어요. 그런 이유뿐만 아니라 언제나 옳은 행동과 올바른 생각을 주장하는 소크라테스가 정치 지도자들에게 눈엣가시였음은 분명해요. 사실 소크라테스는 스스로를 사람들을 귀찮게 구는 등에라고 말했지요. 왜, 소의 피를 빨아 먹는 해충 있잖아요. 이렇게 진실을 말하는 이들은 진실을 숨기거나 거짓된 진실을 퍼뜨리려는 이들에게 귀찮은 방해물이 되곤 한답니다.


닭 한 마리 바쳐 주게!

마침내 소크라테스는 사형을 선고받았어요. 독배를 마시고 죽어야 했지요. 제자들이 감옥에서 도망가라고 권했지만, 소크라테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어요.

그림은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들려고 하는 순간을 담았어요. 소크라테스는 하던 말을 멈추지 않으면서 오른손을 뻗어 독배를 들려고 하지요. 왼손으로는 하늘을 가리키고요. 죽어서도 영혼은 죽지 않는다는 확신을 제자들에게 말하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제자들은 모두 깊은 슬픔에 잠겼지요. 맨 오른쪽 끝에 있는 아폴로도로스의 절망스러운 몸짓을 보세요. 그나마 믿음직한 크리톤은 끝까지 스승의 말에 귀 기울이며 그 무릎 위에 손을 올려놓았지요.

계단을 올라가는 인물 가운데 소크라테스의 부인 크산티페가 보여요. 한편 침대 끝자락에 무덤덤하게 앉아 있는 사람은 플라톤이에요. 플라톤은 ⟪파이돈⟫이라는 작품에서 스승의 최후를 잘 기록해 두었지만, 사실 현장에는 참석하지 않았어요.

소크라테스는 기쁜 마음으로 독약을 받아 마셨어요. 태연스레 방 안을 이리저리 거닐다가 침대에 누워 조용히 죽음을 기다렸지요. 그러던 소크라테스가 갑자기 입을 열었어요.

“이보게, 크리톤!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 바쳐 주게.”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는 마당에 신에게 감사의 선물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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