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규
불안을 표현한 삶과 사랑과 죽음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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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규, 에드바르트 뭉크, 1893년, 83.5cm×66cm, 오슬로 국립 미술관 |
출처: Wikimedia Commons


온몸을 떨게 하는 무서운 외침

뭉크는 질병과 정신병과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던 우울한 사나이였어요. 그렇지만 정신의 허약은 예술 창조의 원동력이 되었지요. 고흐의 소용돌이치는 격렬한 붓질과 고갱의 화려한 색채 또한 뭉크를 위로해 주었답니다.

이 작품에 관해 뭉크는 이렇게 적어 두었어요. “어느 날 해질녘에 나는 길을 걷고 있었다. 한쪽으로는 시가지가 펼쳐져 있고, 다리 아래로는 강줄기가 돌아 나가고 있었다. …… 구름이 핏빛으로 물들어 올랐다. 그때 나는 하나의 절규가 자연을 꿰뚫고 지나는 것을 느꼈다. 정말이지 나는 절규를 들었다.”

다리 위에 한 사람이 있어요. 온몸이 공포에 휩싸여 주르르 녹아내릴 듯해요. 화가 자신인 이 인물은 절규에 필사적으로 대항하려 귀를 막았어요. 그렇지만 그 무서운 소리를 피할 수는 없어요. 사실 절규는 마음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소리이기 때문이에요. 핏빛으로 물든 구름도, 멀리 뒤로 보이는 강줄기도, 인물도 절규를 반영하는 것처럼 크게 파도치는 선으로 표현되었는데, 이 곡선은 참으로 강렬한 감정을 전해 주지요.

그림에는 다른 화가들이 이런 무서움을 표현할 때 흔히 사용하는 괴물이 등장하지 않아요. 그런데도 뭉크는 그런 끔찍한 체험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어요. 정말 놀라운 능력이지요.


뭉크는 표현주의의 선구자랍니다. 표현주의는 마음속에 숨어 있는 감정을 나타내려는 경향을 말하지요. 표현주의 화가의 그림을 몇 점 소개할게요. 프란츠 마르크의 ⟨암청색 여우⟩,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의 ⟨다보스의 여름⟩, 아우구스트 마케의 ⟨모자 가게 3⟩이랍니다. 화가의 감정을 느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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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처럼 뭉크는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죽음의 불안과 공포를 꿈틀대는 선과 환각적인 색채로 표현하고자 했어요. 그에게는 ‘삶과 사랑과 죽음의 화가’라는 별명이 붙어 다닌답니다.

“사랑은 불안을 낳고, 사랑의 결론은 죽음이다. 그러나 죽음이 끝은 아니다. 죽음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다.” 뭉크의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