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베스크 마지막 자세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서 사물을 관찰한 에드가 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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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라베스크 마지막 자세, 에드가 드가, 1877년, 67cm×38cm, 오르세 미술관 |


우아, 멋진 공연이에요!

아라베스크는 고전 발레에서 볼 수 있어요. 그림 속 발레리나처럼 한쪽 다리로 서서 한 팔은 앞으로 내리뻗고, 남은 한 팔과 다리는 뒤로 뻗는 동작이지요.

이 그림은 드가의 특색을 잘 드러내 주어요. 아라베스크를 선보이는 주인공은 그림 앞쪽으로 튀어나와 밝은 색채로 빛나는데, 오른쪽이 대담하게 잘렸어요. 다른 인물들은 뒤로 멀찍이 물러나 흐물흐물한 배경을 이루었고요.

이번에는 드가가 어떤 위치에서 대상을 관찰했는지 생각해 볼까요. 아마 무대보다 조금 높은 곳에 앉아서 이 모습을 지켜봤을 것 같아요. 이 또한 드가의 독창성이라고 할 수 있지요. 사실 관찰하는 장소를 달리함에 따라 같은 대상이라도 여러 가지 다른 모습으로 보이곤 해요. 친구들도 실험해 보아요. 만날 보던 공부방의 사물들을 책상에 올라 내려다봐요. 정말 다른 세계가 거기 있을 거랍니다. 드가는 바닥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온갖 형태가 바닥에 비친다고 말했지요. 그래서 바닷가에 나가 오물오물 기어가는 게를 관찰하듯이 사람들을 약간 높은 곳에서 지켜보며 데생하기를 즐겼어요.

역시 천재는 오해받기 쉬운가 봐요. 비평가들은 이런 기법을 보고 미친 사람의 짓거리라고 빈정거렸답니다.


드가는 인상주의 화가들과 사귀었어요. 그러나 앵그르를 존경했기 때문에 인상주의 화가들과 달리 정확한 데생과 조화로운 구도를 추구했지요. 또한 주의 깊은 관찰을 바탕으로 살아 있는 움직임을 잡아내기 위해 온 정성을 쏟았어요. 발레 장면을 화폭에 담기 좋아한 것도 이런 까닭인가 보아요.

드가는 이 그림처럼 여인을 그리기 좋아했어요. 세탁소 여인, 여자 곡예사, 여자 가수……. ⟨다림질하는 여인⟩, ⟨페르난도 서커스의 라라 양⟩, ⟨장갑을 낀 여가수⟩를 감상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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