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방울의 춤
엄마 아빠랑 생각해요


• • • • •




artFun13
| 베네치아 대운하, 클로드 모네, 1908년, 보스턴 미술관 |
출처: Wikimedia Commons


먼저, ‘베네치아의 봄노래’에서 소개한 카날레토의 ⟨베네치아 대운하 입구⟩를 구경하고 올래요.

어, 제목을 보니까 똑같이 베네치아의 대운하를 그린 것 같은데 달라도 너무 달라요. 카날레토의 그림은 진짜 같은데 모네의 그림은 무엇을 그렸는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예요. 사실은 두 그림 모두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아래 사진)과 운하를 그리고 있는데 말이에요.


artFun13-01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출처: Wikimedia Commons

왜 그럴까요?

그것은 두 화가의 관심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카날레토는 성당과 운하의 아름다움에 마음이 쏠렸지요. 하지만 모네는 엉뚱한 데 마음을 쏟았어요. 카날레토처럼 성당과 운하를 마주 보면서도 모네의 눈에 들어온 것은 성당의 형태와 운하의 출렁거림이 아니었어요.

보세요. 햇빛이 성당의 지붕과 벽과 창문에 쏟아져 내리고 튀어나오고 흘러내려요.
보세요. 햇빛이 운하의 잔물결을 스치며 이리저리 퍼져 나가요.
보세요. 성당에서 반사된 햇빛이 운하에 물고기 비늘처럼 찰랑거려요.
보세요. 운하에서 반사된 햇빛이 공기 속으로 스며들며 아물아물 아지랑이를 피어 올려요.

그래요. 모네는 성당과 운하가 아니라 햇빛의 장난, 빛 방울의 춤을 그렸던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