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이솝도입그림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 디오게네스라는 철학자가 살았습니다. 그는 자연에 따르는 단순한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주장하면서,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가난하고 소박한 삶을 살았습니다. 집도 없이 목욕통 속에서 살면서 달랑 나무 그릇 하나를 지녔는데, 그마저 거지 소년이 손으로 물을 떠먹는 모습을 보고 깨 버렸을 정도였답니다.

한번은 알렉산더 대왕이 찾아와 소원을 물었습니다. 다른 이들 같으면, 신이 나서 팔자를 고쳐 볼까 했을 테지요. 그러나 마침 일광욕 중이던 이 철학자는 “햇볕이나 가리지 말게.” 하고 답했습니다.

그에게는 별난 취미가 있었습니다. 벌건 대낮에 등불을 밝히고서 거리를 헤매던 것입니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이봐요, 대체 뭐 하는 짓이랍니까?” 그때마다 그는 대답했습니다. “사람을 찾고 있다오.”

‘참된 사람’을 찾는다는 말이지요.

괴짜 디오게네스보다 두 세기 전에 이솝이 같은 생각에 골몰했습니다. 그가 노예였을 때 이야기랍니다. 주인이 공중목욕탕에 가서 붐비는지 그렇지 않은지 살펴보라고 일렀습니다. 이솝이 목욕탕 안으로 들어서려다 가만히 멈춰 섰습니다. 문 앞에 큰 돌이 박혔는데,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희한한 일이었습니다. 땅바닥에 굴러 먼지를 뒤집어쓴 채 욕을 퍼붓는 사람도, 이 광경을 보고 배를 쥐고 깔깔거리는 사람도 돌 치울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또 한 사람이 돌부리에 걸려 비틀거렸습니다. 그는 달랐습니다. 돌을 파내 행인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 곳에 치워 버렸지요.

이솝이 돌아와 주인에게 보고했습니다. “목욕탕에는 사람이 단 한 명밖에 없습니다.”

‘참된 사람’을 찾으려는 이솝의 노력은 ‘이솝 우화’에서 풍성한 결실을 맺었습니다.​

“느릿느릿 걸어도 황소걸음.”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다.”

“한 마리 제비가 봄을 만들지 않는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

“생각이 다를 때는 설득이 필요하다.”

“거짓말하지 마라.”

“지나친 욕심을 삼가라.”

“현명한 사람은 타인의 불행에서 교훈을 얻는다.”

“모든 사람의 비위를 맞출 수는 없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쉬지 않고 노력하면 뜻을 이룬다.”

보석처럼 값진 교훈을 간직한, 간결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를 통해 ‘참된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덕성을 소개했던 것입니다. (혹시 현실에서 ‘참된 사람’을 찾지 못한지라 ‘참된 사람’에게 필요한 덕성을 찾으려 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렇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한편 키드펀에 싣는 글들은, 어린이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이솝의 메시지에 다가서도록 돕기 위해 살을 붙이며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1 2 3 4 5 6 7 8 9 10 »